홍콩반환을 앞두고 영국과의 단절과 대륙과의 새로운 교류에 상당한
두려움이 느껴졌던 감독의 불안과 고뇌를 인간의 소통이란 문제로 몽환적인
영상미로 그려냈는데, 금성무의 리즈시절 연기가 귀여웠고 왕가위 감독
특유의 음악과 영상미는 좋았지만, 좀 난해한 전개가 혼란스럽게 한다.
하긴 이게 그런 매력이기도 하지만 ....ㅋ
메이...이십대 중반에는 그저 왕가위 아류라 여겼고, 엔딩 장면 또한 허세라고 생각했는데...어느덧 메이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소리 내어 울 수 있는 곳을 찾기가 그토록 어려울 줄이야...공원에서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길게길게 울던 모습...내가 소리내어 울 수 있는 곳, 어디일까..
난 이 영화가 이 당시 절정을 누리고 있던 왕가위 아류라는 걸 안다. 내 실제 주고 싶은 별점은 후하게 줘도 6점 정도다. 그런데도 왜 별점이 이렇게 높으냐. 뭐 이 정도면 제법 그럴 듯하게 잘 흉내냈고 두 번째 이유는 고등학생 때 영화관에 혼자 가서 본 추억의 영화다. 이 정도만 말하겠다.
삶의 허무함, 우울함이 느슨한 템포로 담겨있다. 많은 제작비를 들여 관객들에게 외면 받을 이런 재미없는 영화를 만들 수 있던 왕가위. '첨밀밀'에서 적극적인 여성으로 마음속에 담겨있던 장만옥이 이 영화에서는 플레이보이인 엣애인을 잊지못해 상처받는 여성으로 축소되어 있다. 생각을 하게 해주는 영화이긴 하지만 저예산 독립영화...
케이블에서 다시 본 동사서독은 여전히 쓸쓸하다.
이영화는 지금의 정서와 시각으로 보면 상당히 지루하고 악평을 할수 있겠으나 90년대 청춘들을 매료시킨 왕가위의 걸작중에 하나로 꼽을수 있다고 본다.
개봉 당시에도 왕가위 감독에 화려한 캐스팅으로 많은 기대를 받았으나 막상 영화를 본 사람들은 상당히 많이 당혹해 했던 기억이 ...
왕가위 감독의 최고작은 중경삼림도 화양연화도 아니다. 바로 이 영화, 동사서독이다.
내가 궁금한 건 서양인들은 이 영화에 깊게 배어 있는 정서를 뼛속 깊숙이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것이다.
난 아니라고 본다. 그 느낌을 알 수는 있겠지만 완벽하게 느낄 수는 없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동양인이 나도, 그중에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