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채플린'이 안나오니 참 어색하고 생소하다. 늙어가는 채플린이 유성영화로 찍은 거라 좋게 보고 싶지만, 솔직히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다른 영화들과 비교하자면 1952년이면 비비안 리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나온지 13년 후이고, 제임스딘 영화들이 나오기 3년전인 시대이다.
가르치고 기념하지 않으면 전쟁의 흔적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기 마련이다. 풀잎을 타고 흘렀던 핏물은 이듬해가 되기도 전에 사라지고, 포탄에 맞아 새까맣게 타버린 전차는 아이들 쇳물에 녹여지고 만다. 움푹 패인 웅덩이는 연못으로 변해 가는데, 몸에 난 상처와 눈에 비친 전장의 참상은 잊으려 해도 잊혀지질 않는다.